2023. 10. 4. - 10. 10.
⟪FIND YOUR WAVE⟫, 윤수련 개인전
사라져가는 몸의 회복,
윤수련 작가의 Find Your Wave 展에 부쳐
글 | 김상용
서강대학교 아트 앤드 테크놀로지 학과 교수
작금의 디지털 세계의 일상화는 우리 삶의 편리함을 도모할 뿐 만 아니라, 서로를 연결해 주는 초연결 시대를 열었지만, 오히려 이 초연결 시대를 겪는 우리는 실로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이 결여되어 있는 이른바 정체성 혼란으로 인해 서로 간의 관계에서 쉽게 인간을 소비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인간관계가 인격적인 관계로 성장해 나아가려면 우선 ‘나’라는 정체성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이 정체성은 우리가 ‘몸’이라는 매우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인 존재임을 감안할 때 우리 몸의 기본적인 탐색의 과정이 우리 자신을 찾아가려는 여정의 첫 여정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른바 최첨단의 시대에 점점 몸이 사라져 가고 탐닉하는 감각만이 존재하는 이 역전된 인간학의 한가운데서 윤수련 작가의 Find Your Wave 전은 사라져가는 우리 몸의 회복을 일깨우는 매우 시의적절한 전시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이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몸의 회복이 중요한 그 당위와 정체성을 위해 우리의 피지컬한 몸의 일부 혹은 전체가 전인적인 자아 정체성의 첫출발이라는 점을 매우 극명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전반을 흐르는 ‘보이지 않는 몸(Unseen Body)’은 현대인의 자아 정체성의 상실을 유비한다. 사라진 몸의 감각을 통해 정체성 탐구의 첫 여정을 모색하는 관람객은 이어서 거울(Mirror) 이미지를 만나면서 비로소 ‘나’라는 유일무이한 존재에 대해 직면하게 되고 이 대면은 이어서 바로 나 자신의 내면으로까지 이어지는 자아 정체성의 확장을 도모하게 되는 장면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정체성 탐구에 대한 비쥬얼한 요소들은 사라져가는 몸의 회복을 통해 ‘나’라는 정체성을 서서히 회복해 나아가도록 촉구한다.
사라진 몸의 감각을 통해 정체성 탐구의 첫 여정을 모색하는 관람객은 이어서 거울(Mirror) 이미지를 만나면서 비로소 ‘나’라는 유일무이한 존재에 대해 직면하게 되고 이 대면은 이어서 바로 나 자신의 내면으로까지 이어지는 자아 정체성의 확장을 도모하게 되는 장면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정체성 탐구에 대한 비쥬얼한 요소들은 사라져가는 몸의 회복을 통해 ‘나’라는 정체성을 서서히 회복해 나아가도록 촉구한다.
이어서 마지막에 패스스루(pass through) 거울을 통해 대두하게 될 ‘나’라는 이미지를 통해 관객은 기대했던, 혹은 익히 알아왔던 ‘나’라는 이미지와 생경한 ‘나’를 대면하게 되는데 바로 이 몸의 회복을 통한 ‘나’라는 정체성의 회복이 바로 자아 탐구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이 낯섬은 바로, ‘나’라는 정체성을 통한 나의 외면 확장으로 여겨지게끔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본 작품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거울 이미지를 통해 만난 ‘나’라는 자아를 만나러 가는 모든 삶의 여정이 짧은 본 전시의 실험적 과정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낯섦을 경험하면서 이 낯섦이 동시에 내가 그동안 알아왔다고 치부했던 나 자신에 대한 ‘자아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신비로운 경험의 영역이 바로 정체성의 영역일 수 있다는 역설적 자각이 본 전시의 주제라고 할 수 있겠다.
HMD(Head Mounted Display)를 장착하면,
나를 스스로 인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얼굴이 가려진다.
이 상태에서 거울을 바라보는 순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낯섦’이라는 감정이 생긴다.
이 감정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오랜 질문을 다시 일깨운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이 작업은
최초의 거울이었던 물의 표면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일어난다.
여기서 우리는 끊임없이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만져보고
다시 바라보며 ‘나’에 대해 찾아간다.
‘나’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은
실재와 가상의 세계가 결합한 곳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간다.
- 작가노트 중
Find Your Wave
윤수련
거울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비춰주는 것 같지만, 그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나의 존재는 누구였는지 잠시 망각하며 혼란스러워진다. 최초의 거울이었던 물의 표면은 조금의 바람에도 쉽게 일렁이며 반사를 왜곡시킨다. 빛과 물이 만나서 생겨나는 반사를 통해 우리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비춰보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내가 나를 바라볼 때 보이는 것은 투영된 나이지 사유하는 내가 아니다. 사유를 통해 바라보는 내가 진정한 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무수히 많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쪼개지고 갈라지며 보여지는 나의 모습은 이제 너무 많아서 하나로 합칠 수 없다. 나는 투명한 상태로 산산 조각났다. 내가 아는 나는 이미 흘러간 물결의 잔상들 중 하나로 지나갔다. 물결의 심연에는 내가 모르는 내 존재가 더 크게 존재한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다. 투명한 조각들로 이루어진 몸이 물의 표면을 지나 물 안에 들어간다. 조각들은 거대한 물 안에서 하나의 덩어리로 다시 합쳐지게 된다. 그들의 투명함이 물과 만나 무한한 전체가 될 수 있다.
‘Find Your Wave’ 전에서는 최초의 거울인 물의 표면을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는 무너지며 실제와 가상 사이에서 새로운 감각으로 ‘나’를 인식하게 된다. 내가 나를 인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얼굴’을 비춰보고 만져보고 다시 바라보며 투명한 조각으로 이루어진 몸을 통해 나를 다시 생각해 본다. 나 조차도 나를 모르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질문을 듣고 생각하다 보면 ‘아, 그러네 나는 누구였더라?’ ‘타인의 시선으로 비춰지는 내가 아닌 내가 바라보는 나는 누구지?’라는 생각의 씨앗이 내면에서 발생하게 된다.
작가 윤수련 SOORYUN YOON
작가는 실제 공간과 가상 공간 사이의 중첩과 간극을 통해 만들어지는 혼합현실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나와 타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험을 넘어서서 나 스스로를 타자로 인식하는 경험을 통해 나와 나 사이에서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FIND YOUR WAVE | 윤수련 개인전
전시 기간 | 2023. 10. 4. - 10. 10.
관람 시간 | 매일 1-7pm [휴관 없이 진행]
전시 장소 |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9길 30 지하 101호
글 | 김상용
사운드 디자인 | 송지현
전경 사진 | 허유
PLURIPOTENT ART SPACE
플루리포텐트 아트 스페이스